대전,충남지역은 그동안 열린우리당, 한나라당, 국민중심당의 기세가 어느 방향으로 올라가고 꺾이느냐에 촉각이 곤두설 정도로 지역민심의 흐름을 읽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나 각 정당의 지방선거 후보신청자 현황을 살펴보니 1라운드 게임의 양상은 분명히 읽을 수 있었다. 현재까지 상황으로 볼 때 가장 잘나가는 정당은 한나라당임에 틀림없다. 대전시장,충남도지사 후보가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고 기초단체장을 비롯한 광역의원과 기초의원의 지원세도 강력하다.
반면 열린우리당은 대전시장,충남도지사 후보의 윤곽은 잡혔으나 일부지역의 기초단체장 후보를 구하지 못해 쩔쩔매고 있고, 국민중심당은 거꾸로 기초단체장과 광역,기초의원의 진용은 갖추었으나 가장 중요한 대전시장,충남도지사 후보를 구하지 못하고 있는 안타까운 처지에 놓여있다.
이같은 추세는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인지, 아니면 한 두번의 큰 변화가 일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을 것이다. 분명한 것은 지역민들의 마음을 가져오기 위한 노력을 어느 당, 어느 후보가 더 기울여 나갈 것이냐가 가장 큰 변수임에는 틀림없다.
*급전직하(急轉直下) 열린우리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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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도지사는 뒤늦게 오영교 행자부장관을 긴급 수혈해 전투의욕을 고취하려 하고 있지만 표심을 끌어올리기에는 그리 쉽지 않을 듯 하다. 이번 후보신청을 통해 드러난 열린우리당의 최대 취약점은 기초단체장 후보와 광역,기초의원등 시합에 나가 전방에서 활발하게 뛰어 줄 이렇다 할 선수들을 구하지 못하고 있다는 데 있다.
시장,도지사선거도 일선 시장-군수-구청장-광역의원-기초의원들의 조직이 잘 정비되어야 세트 플레이도 가능하고 개인기도 먹혀 들텐데 그런 싹을 도통 찾아 볼 수 없다는 게 취재기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충남도당에 접수된 기초단체장 25명,광역의원 32명,기초의원 87명이라는 성적집계가 이를 말해주고 있다. 오죽하면 대전시당은 접수현황과 명단을 비밀에 부치고 있을 정도로 닫힌(?)정당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지 짐작이 가고도 남음이 있다.
이런 현실에도 불구 열린우리당 국회의원들의 체감온도는 동남아지역에 가 있는 모습이다. 삼고초려를 해서라도 좋은 후보를 모시려는 자세는 찾아보기 힘들고 자기 勢(세)를 위해서는 적전분열도 일삼고 있다.
이대로 가면 기댈 수 있는 언덕은 '탄핵-행정수도'와 같은 외적 변수 뿐일 것이다. 과연 집권여당의 프리미엄과 가장 많은 국회의원이 엄연히 존재하고 있는 열린우리당이 분골쇄신하는 모습을 보일지 관전포인트이다.
*봄바람(春風感知) 한나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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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권에서 영영 잊혀져 버리는 정당이 되는 것은 아닐까? 몇년전만 해도 이런 걱정속에 휩싸여 있던 한나라당은 그야말로
봄이 왔음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 "이러다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는 역풍을 만나게 되는 것은 아닐까" 라는 여유까지 부리기도
한다.
충남도당에 접수한 기초단체장 후보는 35명, 광역의원 53명, 기초의원 240명과 대전시당에 접수한 기초단체장
8명,광역-기초의원 90명의 후보 신청은 고지를 선점한 형세를 뚜렷이 읽게 해주고 있다.
충남도지사 후보는 가장 먼저 경선에 돌입
박태권-이완구-전용학 3인이 한나라당 분위기를 띄우며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들 후보는 한나라당 경선에서 이기면 본선에서도 승리할 수
있다는 확신에 차 있는 모습들이다.
대전시장 후보 역시 박성효-송천영후보가 뛰어들어 공들였던 'J'후보의 영입실패 후유증에서 쉽게
벗어날 전망이다. 이렇게 잘나가는 한나라당도 곳곳에 함정과 장애물이 도사리고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즉 한나라당의 춘풍은
한나라당이 잘해서 만들어 낸 것이 아니라 멀리는 열린우리당과 노무현정부에 대한 반발에서 기인한 점 크고 가까이는 충청권을 기반으로 태동한
국민중심당의 미숙한 정치행위에 따른 반사이익에 기인한 만큼 여전히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후보가 난립한다는
것은 자칫하면 고질적인 병폐를 만들어 낼 개연성도 없지 않다. 벌써부터 한나라당 후보로 공천을 받으려면 몇 억원을 써야 한다는 이야기들이 그럴듯
하게 나오고 있음은 후보 과열이 빚게 될 위험성을 암시해 주는 대목이다.
잘 나갈 때 조심하라는 말이 있듯이 한나라당은 지금부터
꼼수나 뒷거래가 아닌 깨끗하고 정정 당당한 모습을 보이느냐가 마지막 관문 통과의 과제로 남아 있다.
*지지부진(遲遲不進) 국민중심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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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바람의 강도가 매머드급 태풍이냐 계절풍 또는 미풍이냐가 주목거리 였다. 그러나 심대평지사는 행정의 달인이었을 망정 정치에 있어서는 그렇지 못하고 몇번의 기회를 놓치는 안타까운 모습을 엿볼수 있었다.
자민련과의 합당문제를 비롯 도청이전,사퇴문제 등등 심지사가 도정을 수행하면서 정당의 대표까지 함께 하기에는 너무나 벅찬 일이었다. 바람은 불어오기도 하지만 스스로 일으키기도 해야 하는 법인데 너무 자연풍에만 의존해 온 것이 국민중심당의 지금까지 정치 여정이었다.
그 결과는 '지지부진'으로 나타나고 있다. 대전시장,충남도지사 후보조차 구하기가 쉽지 않은 현실에 빠져 버린 것이다.
그럼에도 충남도당에 접수된 기초단체장 32명, 광역-기초의원 300여명과 대전시당에 접수된 기초단체장 20명에 광역-기초의원 150여명은 한나라당과 충분히 어깨를 겨룰수 있는 수준이다.
문제는 대전시장과 충남도지사 후보다. 이인제 의원을 비롯 류근찬 의원등 인지도가 있는 국민중심당 국회의원들 조차 도지사 출마에 손사래를 치고 있는 현실은 서울시장 후보로 서로 나오려고 하는 한나라당 국회의원들과 너무나 극명하게 비교가 되고 있는 것이다.
오죽 답답했으면 심대평지사 보고 대전시장에 나서라고 주문을 던질 지경까지 이르렀을까.
하지만 그것은 정치발전이 아니라 후퇴임이 분명하다. 대전시장-충남도지사로 나서려는 마땅한 후보가 없으면 분권형 정당을 표방한 신당 답게 문호를 활짝 열고 새로운 세상을 바라보아야 한다.
국민중심당이 시장,도지사를 인지도나 여론조사에 의존할 지 아니면 경선의 장을 만들어 분위기를 띄워 나갈 지에 따라 당의 운명도 좌우되는 급박한 상황에 몰려 있다. 다른 정당은 대전시장,충남도지사를 얻지 못해도 상관없지만 국민중심당은 존립과 연결되기 때문이다.
심지사의 선택이 국민중심당의 선택으로 연결될 수 밖에 없는 것이 국민중심당의 한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