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권력의 그늘...

청룡검객 2008. 1. 29. 14:27
 

오늘 저는 작금의 권력자들의 모습을 보는 글을 보고 잠시 제가 스스로 쓰는 마음으로 옮겨 봅니다...


어떤 행사장에서 “정권실세”들과 마주쳤습니다.


참석자들이 이들 주위로 슬금슬금 몰렸지요. 군중 속에 섞여있어도 이들은 금방 구분이 됩니다. 우리는 꺼칠한데 이들 얼굴에는 광(光)이 나지요.

세월의 나이로도 우리는 절로 움츠려드는데 이들 어깨는 옷걸이처럼 각(角)이 서지요.


우리의 구두는 낡고 걸음걸이는 파행(跛行)인데, 이들의 보무는 당당합니다.

어쩌면 저렇게 될 수 있을꼬? 멀찌감치 떨어져 선망의 눈으로 쳐다봅니다.

엊그제만 해도 안 그랬는데 이들의 위세는 스스로 잘나 그런 면도 있겠지만, 그 뒤에 계시는 “주군(主君)”으로부터 비롯되는 것이지요. 총애와 눈길 횟수에 따라 이들의 위세가 결정 됩니다.

어느 날 살짝만 식어도, 속담에 나오는 끈 떨어진 뒤웅박 신세와 닮을지 모릅니다.


정권마다 쭉 목격해왔던 것이지요.

그러므로 이들이 꼭 명심해야 할 점은, 온 사방에 위세를 떨치더라도 주군 면전에서는 그냥 엎어져야 한다는 것 이지요. 주군을 제 목에 걸린 명줄처럼 여기고 그 총애를 결코 잃어서는 안 됩니다.


2200년 전에 이미 권력의 실상을 봤던 한비자 선생은 이런 가르침을 남겨 놓았지요.


가신은 마땅히 자기 주군이 자랑으로 내세우는 바가 있으면 아름답게 꾸며주고, 수치스럽게 여기는 게 있으면 없애줘야 한다.

주군에게 사적으로 급한 용무가 있다면 그것이 공적으로도 옳은 일임을 넌지시 보여서 이를 힘쓰도록 해야 할 것이다.


주군이 마음에 석연치 않게 여기면서도 불가피하게 어떤 일을 하고 있다면 그를 위해 그 일에 대해 멋있게 꾸며 설명하고 그 일을 하지 않으려는 것이야말로 졸렬한 처사라고 말해야 한다.


주군이 불명예스러운 일을 했을 때는 과거에 있었던 그와 비슷한 사례를 찾아내 별로 문제될 게 없음을 크게 꾸며서 말해야 한다.

자신의 능력을 스스로 과신하는 주군에게는 정신 차리라는 식으로 따져서 그를 자제 시켜서는 안 될 것이다.


이 주옥같은 처세 수칙은 꼭 정치권력에 만 한정된 게 아니겠지요.

자신의 욕망을 위해서든 처자식을 먹여 살리기 위한 책임감에서든 한 번이라도 조직에서 밥벌이를 해본 사람들이라면 뭔가 깨닫는 게 있겠지요.

저도 이 대목을 읽을 때면 스스로 몸을 가다듬곤 합니다.

대부분 가장의 삶은 이처럼 피곤하고 치사하고 누추한 것 입니다.

한편으로는 그것은 엄숙하고 위대한 것 이지요.

우리가 밥그릇에 쩔쩔매는 현실에 묶여있기 때문에 어쩌면 일탈의 꿈을 꾸고 허황한 것에 더 위안받는지 모릅니다.

가령 낚시질이나 하던 장자(莊子) 스토리 같은 것이지요. 요즘처럼 한자리 하려고 사람들이 다투어 줄을 서던 시절이었습니다.

마침 초나라 왕이 사람을 보내 나와 함께 일해 보지 않겠소? 라고 청했습니다.

정상적 인간이라면 “불감청고소원”이라며 만세 부르겠지요.

그런데 장자는 낚시대를 쥔 채로 돌아보지도 않고 응대합니다.

초나라 조정에는 죽은지 3000년이 된 신묘한 거북이 있지 않소, 그 거북이를 비단천에 싸서 상자에다 넣어 귀하게 모신다고 들었는데(거북 껍질의 갈라지는 형상으로 나라의 길흉점괘를 봤음)요...

만약 당신이 그 거북이라며 죽어 뼈를 남기면서 귀히 되기를 바라오?

아니면 살아서 진흙 속에서 자유롭게 꼬리를 흔들기를 바라겠소?


왕은 “그야 살아서 진흙탕에서 꼬리를 끌기를 바랐겠지요”라고 엉겹결에 답하고 말았지요.

장자 왈 “그러면 돌아 가시요. 나도 진흙 속에서 내 멋대로 꼬리를 끌면서 살도록.”


지난해 대통령선거와 연기군수 재선거에서 승패가 갈린 명암이 대한민국 전체와 연기군의 많은 이들의 명암을 엇갈리게 하고 있습니다.

다가오는 4월의 총선에서 당락이 갈리는 국회의원 선거 역시 또 다른 권력의 명암을 보게 하겠지요..


“권불십년 화무십일홍” 이라는 명언이 있지만 우리 세속적인 사람들은 늘 눈앞의 권력에 도취되어 십년이 아닌 4년 혹은 5년만을 생각하고 살지요...

그게 권력의 속성이긴 하지만요..

주군의 권력에 빌붙어 사는 위세가들이 우리 주변에는 없는지요...

 

영원한 권력은 없지요...달콤한 권력의 그늘에 오래 머무르지 않는 현명한 지혜의 눈이 떠진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오늘 문득 읽어본 좋은 글이 있어 옮겨 봅니다.


추위에 감기조심들 하시고 모두가 행복한 날들이 되시길 바랍니다.


연기군행정발전연구회 상임대표 김 부 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