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때문이야...
저물어 가는 석양녁을 찍어본 사진인데 요즘 한나라당과 이명박정부와의 사이가 마치 위 사진처럼 저물어 가고 있나 봅니다.
권불십년이요 화무는 십일홍이라 거짓과 음모가 난무하는 정치판의 고질적인 병페를 보고 있는 듯 합니다. 지난 4.27보궐선거의 패배가 주는 교훈을
이명박대통령과 한나라당은 아직도 깨닫지 못 하고 남탓만 외치고 있음을 보니 그간 너무도 권력의 단물에 젖은 습성을 버리기가 어려운가 봅니다.
청와대-한나라당에서 뜨는 최신 유행어는?
[스포츠서울닷컴ㅣ박형남 기자] "너 때문이야~ 너 때문이야~"
최근 한나라당과 청와대 내에서 급격히 뜨고 있는 유행어다. 여기서 '너 때문이야'란 축구선수 차두리가 출연한 '간 때문이야~'라는 광고를 패러디한 것을 말한다. 한나라당 재보선 패배 등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만들어진 유행어다.
정치의 법칙 때문인지는 몰라도 한나라당은 선거를 치르기 전 이명박 정부 임기 말 국정 운영에 힘을 보태야 한다는 명분으로 '재보선 승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재보선 과정에서 빚어졌던 '공천 잡음'에 대한 비판도 거두고 화합을 통해 재보선 후보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그러나 선거에서 패배하자 분위기는 180도 달라졌다. 지도부가 총사퇴했고, 이명박 정부에 선거 패배 책임을 돌리는 분위기다. '화합'을 강조했던 애초 풍경과는 상당히 대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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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보선 패배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는 한나라당 지도부. 안상수 대표(왼쪽), 홍준표 최고위원/ 사진 제공=서울신문DB |
여권 "너 때문이야~"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이명박 정부를 겨냥한 발언을 서슴치 않았다.
그는 "레임덕은 필연이다. 불가피하다면 인정하고 들어가야 한다"며 "대통령도 바뀌어야 한다. 일만 열심히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어 그는 "노동자를 감싸안지 못하는 정부, 결단의 시기에 책임을 미루고 현장의 목소리는 외면하고 책임지지 않는 사람이 오히려 살아남는 이상한 정부가 하늘 아래 또 있겠는가"라고 질타했다.
한나라당 김성식 의원은 "원내대표로 '주류 아바타'를 뽑는 경선은 이제 안 된다"며 "청와대가 호루라기를 불면 다 된다는 호루라기 정치는 끝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나라당 내, 그것도 친이계에서 불거지고 있는 이명박 정부에 대한 불만은 곧 절정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19대 총선이 있다. 한나라당 내에서도 이명박 정부의 일방통행식 국정 운영으로 19대 총선이 어렵다는 인식이 있다. 당이 환골탈태해야만 19대 총선에서 당선 가능성이 높다는 것. 이 때문에 '박근혜 구원투수론', '40대 기수론' 등이 불거지고 있다.
'박근혜 역할론'을 주장하는 친이계 일부 인사들 사이에서는 재보선 패배를 기점으로 친박계로 전향하는 이들이 급격히 늘어날 것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친박계로 전향할 수 있는 명분도 이미 마련돼 있다. "위기의 한나라당을 구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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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박 대통령/사진 제공=서울신문DB |
청와대도 "너 때문이야~"
그래서인지 이 대통령은 "자신을 희생할 생각은 하지 않고 '좋은 자리가 없을까'만 생각하는 사람이 청와대에 있어서는 안 된다"며 "총선 출마를 생각하는 사람들은 5월 중에 정리하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기 말까지 함께 일할 '순장조'만 필요하다는 것이다.
최근 경제 관련 회의에서 이례적으로 정치적 견해를 역설한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이 대통령은 지난 29일 동국대 창업센터에서 주재한 국민경제대책회의에서 "정치하는 사람들을 보면 남의 탓을 한다.
그런 사람의 성공은 보지 못했다"며 "실패했을 때 자기 탓을 하는 사람이 성공한다.
그런 정신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지도부가 자발적으로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셈이다.
그러나 여권 내에서는 여전히 "민심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 "책임 의식을 갖지 못하고 있다", "진짜 '남탓'을 누가 하느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재보선 패배 책임론을 놓고 청와대와 한나라당에서 유행하고 있는 '너 때문이야'라는 웃지 못할 패러디는 여의도 전체의 유행어로 퍼질 조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