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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수사결과 따라 정치권 '회오리'

청룡검객 2011. 2. 25. 00:13

[한겨레] 이상득에 '연임로비' 등 각종 의혹


검찰 수사결과 따라 정치권 '회오리'


민주 "수사 미진땐 특검 검토" 압박


한나라당의 한 고위 당직자는 "(한 전 청장이) 입을 열면 일이 커진다. 정권 실세 아무개씨가 바로 간다"며 그의 귀국 사실에 놀라움을 표시했다. 한 전 청장은 2008년 이상득 의원의 측근, 이명박 대통령의 동서 등과 골프를 치며 '연임 로비'를 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정치권에선 노무현 정권 때 국세청장에 임명된 한 전 청장이 연임을 위해 '형님 라인'에 줄을 댔고, 로비 의혹이 불거지자 여권 실세 쪽이 그의 외국 도피를 비호했다는 설이 끊이질 않았다.

한 전 청장은 지난 대선 당시 핵심 쟁점이던 도곡동 땅 실소유주 논란의 비밀도 알고 있는 인물로 꼽힌다. 구속된 안원구 전 국세청 국장은 포스코건설 세무조사 과정에서 도곡동 땅이 이 대통령 소유라고 나온 전표를 봤다고 진술한 바 있는데, 한 전 청장은 이 진술이 사실인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정보를 갖고 있는 인물로 거론된다. 한 전 청장은 국세청이 보유하고 있던 이명박 대통령 관련 비비케이(BBK) 자료를 가지고 여권 실세 쪽과 거래를 시도했다는 얘기도 나돈 바 있다.

한 전 청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을 죽음에 이르게 했던 태광실업 세무조사를 직접 지시했고, 세무조사 결과를 이 대통령에게 직보했던 인물이다. 민주당은 한 전 청장이 의도적으로 태광실업에 대한 특별 세무조사를 지시했다며 직권남용 등 혐의로 검찰 고발까지 해놓은 상태다. 결국 문제는 한 전 청장의 '입'이다. 수사 결과에 따라 여당 주류인 친이계 내부는 물론 정치권 전체에 회오리가 몰아칠 수도 있다. 이상득 의원과 반대편에 있는 한나라당의 소장파 한 의원은 "검찰의 수사 태도에 따라 결과가 다르게 나올 것"이라며 "검찰 내부에서도 '현 정권을 너무 봐준다'는 목소리가 있는 만큼 일단 검찰 수사를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민주당도 검찰을 압박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이날 < 한겨레 > 와의 통화에서 "(정부의 보호 아래) 외국 도피를 한 한 전 청장이 이 시점에서 귀국한 것은 '박연차 사건'이 사실상 마무리됐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검찰은 모든 의혹을 철저히 수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가 최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이상득 의원 정계 퇴진'을 요구한 것도 한 전 청장의 귀국 기류를 사전에 인지하고 미리 이상득 의원한테 경고를 보내려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춘석 민주당 대변인은 "검찰수사가 미진하다면 한상률 특검도 검토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을 '꺼진 불씨'로 보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한나라당의 한 의원은 "구제역과 중동 사태 등 나라 안팎이 시끄러울 때 불쑥 귀국한 건 검찰과 사전에 '조율'됐을 가능성이 높다"며 "대형 사건으로 발전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