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검객 2007. 12. 14. 16:48

Vertumnus(베르툼누스)와 Pomona (포모나).

로코코 시대는 사회적으로 볼 때 프랑스 혁명이 일어나기 직전까지 입니다. 왕조의 말기 귀족들의 주 수입원은 장원에서 나오는 농산물, 도시의 상공업 종사자들에게 경제의 흐름은 물길을 틀었습니다.

이제 껍데기 뿐인 노블리스를 유지하는 가장 쉬운길은 정략결혼! 수 많은 가난한 귀족의 딸들은 부유한 도시의 '기본이 안된' 아들들과 혼인을 합니다. 전문 용어로 '정략결혼'.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져 마음에 없는 남자와의 결혼은 사회적으로 바람을 피우는 것이 '사랑없는 결혼의 해독제'라는 관용과 묵인하에 스와핑(스와핑은 '교환하다, 바꾸다'를 뜻하는 스와프의 명사형으로, '부부를 교환하다'라는 속어로도 쓰인다)이 공공연하게 되지요.

그래도 일말 양심이 남아 '갈등하는 유부녀'를 위해 부셰가 붓을 들었습니다.(?) 과실나무와 꽃의 님프 '포모나'는 아름다워서 신들에게 인기가 많았으나, 나무들을 돌보며 열매를 맺게 하는 데만 바쁠 뿐, 남자에게는 아무 관심이 없었습니다.

자기 과수원에 아무도 침범하지 못하도록 자물쇠까지 채웠습니다. 그러던 중 과일나무의 신 '베르툼누스'가 다른 신들보다 더욱 그녀를 사모하게 되었습니다.

베르툼누스는 어느 날 노파의 모습으로 변신하여 그녀를 찾아갔습니다. 그는 사랑에 냉담하면 어떤 결과를 맺게 되는지 '이피스와 아낙자레테'의 일화를 들려줍니다.

키프로스의 '이피스'라는 가난한 청년이 좋은 가문의 처녀 '아낙자레테'를 사랑하게 됩니다. 그는 짝사랑의 열병을 앓으며, 애원해 보고, 수 많은 편지와 화환을 보내는 등 갖은 노력을 했으나 소용이 없었습니다. 게다가 그녀는 번번이 그를 비웃으며 무시하는 언사를 서슴지 않았습니다.

그의 사랑은 전혀 가망이 없었습니다. 그녀의 무정함에 낙심한 그는 마침내 그녀의 문 앞 기둥에 목을 매어 자살하고 말았습니다. 그의 장례 행렬이 그녀의 집 앞을 지나게 됬을 때 , 복수의 여신은 그녀의 귀에 대고 '이 슬픈 행렬을 한 번 구경해 보자' 고 속삭입니다.

그런데 창가로 가 장례 행렬을 내다 본 그녀의 눈길이 관에 누운 이피스에게 머물자마자, 그녀는 순식간에 굳어버리고, 딱딱한 '돌'로 변해버린 것입니다.

베르툼누스는 아낙자레테의 예를 들면서, 마음의 문을 닫고 남의 사랑을 거절하거나 조롱하면 안된다고 이야기 합니다. 이러한 이야기를 마친 후 신의 본모습을 드러낸 베르툼누스를 포모나는 사랑하게 되었다는 이야기 입니다.

   

이 작품은 부셰가 1749년 그린 것입니다. 먼저 구도를 보면 세 명의 인물이 포모나의 가슴(심장)을 향해 있습니다. 정원만 돌보는 포모나의 가슴이 이성에 대한 사랑의 문을 여는냐 마느냐가 이 작품의 주제이기 때문에 황금비 위에 포모나의 심장을 위치 시켰습니다.

포모나의 피부는 정말 매혹적인 색입니다. 어떠한 아름다운 옷도 포모나의 몸을 가린다면 신경질이 날 지경입니다. 종종 동양적 사고방식으로 보면 벗고 나오는 여자가 헤프다고 생각하겠지만 서양인의 사고 방식으로 보면 나신은 순결과 정직을 의미합니다. 옷을 많이 입는 것은 가식을 뜻하지요.

베르툼누스가 변신한 할머니 보세요. 옷을 얼마나 껴 입었습니까? 게다가 청색에 붉은 색은 성모 마리아의 트레이드 마크 입니다. 순결과 희생을 뜻하지요. 포모나를 안심시키기 위해 복장을 잘 갖추었습니다.

그러나 음흉, 간계를 의미하는 노란색 스카프를 둘렀고 포모나에게 노란색 숄 같은 것을 슬며시 입혀주며 "사랑에 눈을 떠봐 얼마나 감미로운 것 인데..."라고 귀 밑에 속삭입니다. 그러나 포모나의 얼굴 표정이나 시선을 봐서는 아직 남자에 별 관심이 없어보입니다.

이 때 등장하는 것이 조연이죠. 발 밑의 등장하는 장미꽃 두 송이와 시종드는 처자! 장미 꽃은 비너스의 상징이고 비너스의 사랑은 윤리와는 거리가 먼 에로스입니다. 게다가 그 옆에 자리한 시녀의 왼쪽 다리 위의 안쪽에 위치한 하늘 하늘한 풀잎은 등급 트리플 X의 성감대 ㅋㅋㅋ

이 여인은 엉덩이에 바짝 힘이 들어가 있습니다.(들어갈 수 밖에 없습니다.) 이 여인은 옷을 입고 있습니다. 할머니 다음으로 많이 입고 있습니다. 남자를 아는 내숭녀로 볼 수 있습니다. 둔부만 내놓은 채, 많은 그림 중 이렇게 엉덩이를 아름답게 그린 그림은 처음 봤습니다. 저 혼자 보기 아까워서...

이 작품을 본 백작, 공작, 남작 부인들은 "그래, 내가 그를 구해줘야지, 그렇지 않으면 나 때문에 목을 매달지도 몰라!" 라고 합리화하며, 오늘도 유모에게 알리바이를 부탁하고 해질 녘 저택의 쪽문을 나설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