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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물은 자신이 가는 길을 안다!

청룡검객 2007. 8. 10. 17:58
강물은 자신이 가는 길을 안다
-박노해-



강물은 흐른다
굽이 치며 흐른다

동북아의 바람은 불어
풀잎과 나무는 강물 따라 달린다

붉은 해가 뜨고 붉은 해가 지고
강물은 자신의 깊이를 알고 있다

자신의 숨겨진 고요와
자신의 가슴속 폭포와
자신이 흘러온 땀과 눈물을 안다

저녁 강에 달이 뜨고
별들이 건너 간다

강물은 흐른다
강물은 자신이 사라질 것을 안다

강은 강을 만나고
마침내 바다를 만나지만
그러나 강은 강,
강물은 자신이 가는 길을 안다